십만 원 vs 2억 원, 유시민과 조전혁의 차이
글쟁이의 실력 중의 하나는 논의의 흐름을 새로운 방향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것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든 그렇지 않든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정작 중요한 것은 새로운 방향으로 논의를 바꾸는 힘이다. 그 힘은 논의 자체에 매달려 있는 대다수와 달리 논의되는 사태 자체를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고 비틀 수 있는 능력 그리고 논의를 자신의 장으로 이끌겠다는 의지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Udis님의 글은 흥미롭다. 사실 그간 전교조 명단 발표를 한 조전혁 의원에 대한 논의는 그 행위에 대한 찬반의견들이 오가는 수준 아니었나? 그건 중앙 언론이든 미디어 언론이든 아니면 나처럼 이름 없는 블로거든 똑같다. 이렇게 해서는 새로운 논의의 장을 세우는 것은 요원하고 종국에는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될 뿐이다. 새로운 논의의 장이 서는 것은 앞서 말한 것처럼 기존의 각도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선의 제시에서 시작된다고 믿는다.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산다." 이 법칙은 연예인과 정치인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명제일 것이다. 오죽하면 무관심보다 안티가 낫다는 말을 하겠는가. 노이즈 마케팅은 바로 이러한 인식에 기초한 전략 중의 하나일 것이다. 돈을 가장 적게 들이면서 노이즈 마케팅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언론을 이용하는 것이라는 면도 역시 연예인과 정치인에게는 동일하게 적용된다. 한마디로 조전혁 의원은 정말 자신이 소신을 갖고 명단 공개를 했든, 노이즈 마케팅을 하려고 했든 어느 쪽이든 간에 이번 일로 인해 별로 손해볼 것이 없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 같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대중에게 조전혁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킬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반대 세력의 공격을 받기는 하겠지만 그 역시 투사의 이미지를 더해주게 될 것이니 이 또한 밑지기만 하는 일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물론 조 의원은 자신이 명단 공개를 한다고 해서 매일 3000만원씩 물게 되는 법원의 판결을 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일부 언론, 그리고 혹자들은 3000만원이라는 액수의 크기만 가지고 얘기하는데 왜 명단 공개 때문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숫자는 같이 말하지 않는가. 명단 공개의 숫자-단순히 전교조 만이 아니라- 를 생각하면 사실 3000만원도 큰 돈이 아닐 수도 있다. 짐작이기는 하지만 법원이 3000만원이라는 액수를 산정한 근거도 역시 명단의 수일 것일 것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이는 생각하지 않았던 혹은 짐작할 수 없었던 변수였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세상 일은 항상 그 예상치 못한 변수 때문에 짐작과는 전혀 다른 결과들이 벌어진다)
Udis님 글의 결론은 조전혁 의원과 유시민 후보(현재 6.2 지방 선거 경기도 지사 후보이기에 이렇게 호칭을 쓰기로 했다)는 그 플레이의 수준에서 내공의 격차가 너무 크다는 것을 영화 <워낭소리>와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으로 비유했다. 나름 공감이 가는 비유다. 그런데 하나만 더 생각해 보자. 120억이란 엄청난 자본을 투여하고도 흥행에 참패한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도 나름대로 교훈을 남긴다는 점에 주목해보자는 것이다. 네이버에서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을 검색하면 지식in에서 그 영화가 왜 그렇게 엄청난 자본이 소요됐는지를 분석하는 글을 찾을 수 있다. 순전히 내 짐작이기는 하지만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후 영화판에서 최소한 그런 식으로 영화를 찍는 일은 사라졌을 것이다.
Udis님이 비유한 조전혁 의원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은 노이즈 마케팅을 원하는 다른 정치인들에게 많은 교훈을 줬을 것이다. 그 교훈을 얻은 사람들은 여당만이 아니라 야당에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유시민 후보 역시 느끼는 바가 있었을 지도 모른다. 난 그런 면에서 또 하나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 결코 부정적인 존재만으로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측면이건 정치인들이 좀 더 세련되어지는 계기를 제공했을 테니 말이다.
이글루스 가든 - 제대로 된 글 쓰기.








덧글
aa 2010/05/15 15:46 # 삭제 답글
감독이 때려죽일놈이라고 생각한건 나뿐인감
초코크림 2010/05/15 15:50 #
뭐 때려죽일 것까지야 있을까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을 떠올려본다면 오히려 국민들이 고마워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잠본이 2010/05/15 19:27 # 답글
그야말로 '명단팔이 의원의 재선'이 실현될까봐 두렵군요 OTL
초코크림 2010/05/15 20:29 #
그래서 이번 선거가 중요한 것 아닐까요? 바쁘시더라도 투표 꼭 하시기 바랍니다.
2010/05/15 20:59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초코크림 2010/05/16 07:28 #
공감이 가신다니 저도 기쁩니다
rumic71 2010/05/15 22:11 # 답글
성냥팔이 팀은 아마겟돈의 교훈을 싸그리 잊고 있었군요.
초코크림 2010/05/16 07:29 #
아 생각의 범위를 헐리우드까지 늘리면 그런 논리도 가능하겠군요
rumic71 2010/05/16 12:57 #
아니, 한국의 아마겟돈 말입니다. 망하고 나서 백서까지 낸...
초코크림 2010/05/16 15:48 #
아, 한국에도 아마겟돈이 있었군요. 몰랐어요. 죄송합니다.
rumic71 2010/05/16 15:59 #
죄송하실거까지야^^. 사실 만인이 잊고 싶어하는 작품이었는걸요.
초코크림 2010/05/17 03:27 #
아 그런가요? 그렇다면 다행입니다만^^
바람바람 2010/05/15 22:33 # 답글
에 사실 성냥팔이소녀는... 나름 재밌었는데..뭐.. 가성비가 최악.. 이라서 그렇지.....
초코크림 2010/05/16 07:30 #
제 집사람은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을 이해가 안가서 두 번이나 봤다고 하더군요
비고 2010/05/17 01:11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저는 토론사이트 아크로( http://theacro.com )의 운영진 중 한 명입니다.이 글을 저희 사이트에 추천글로 올리려고 하는데 허락해 주실 수 있을까요?
Udis님의 원 글과 이 글을 함께 게시할 예정입니다. 출처는 물론 밝히겠습니다.
초코크림 2010/05/17 03:26 #
미진한 제 글이 다른 사람들과 서로 생각을 나누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언제든지 좋습니다.^^ 다만 비고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출처는 밝혀주셨으면 합니다. 저도 아크로에 방문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제안 감사합니다.
초코크림 2010/05/17 03:50 #
급히 쓴 글이라 부실해서 조금 고쳤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과 생각을 나눌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아크로가 더 발전하기를 기원합니다^^
비고 2010/05/17 06:22 # 삭제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래 글에 옮겨 놓았습니다.http://theacro.com/zbxe/176819
초코크림 2010/05/17 06:32 #
감사합니다. 예쁘게 게시되었네요 ^^
비고 2010/05/17 22:47 # 삭제
더 멋지게 편집을 해 드려야 되는데, 능력이 부족해서... 부끄럽습니다.초코크림님의 블로그를 저희 추천블로그 코너( http://theacro.com/zbxe/acrorss )에 등록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
초코크림 2010/05/18 14:41 #
제겐 영광입니다. 앞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과 생각을 나눌 수 있게 되어 무엇보다 기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