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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청춘을 위한 시간 -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대한 단상 구보, 세상을 읽다

유희열의 청춘나이트 - 추억이란 그 기억속으로...  

 우연이었을까. 
 

 <건축학 개론> 개봉 시기와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청춘나이트>를 방영한 시기가 겹치는 것은.  


 그제 영화 <건축학 개론>을 포스팅하면서 기억을 떠올리는 것은 서사가 아니라 사물이라고 말했었는데 오늘 새벽 스케치북의 <청춘 나이트>는 그 사물의 영역이 단순히 물리적이고 가시적인 개체에 국한된 것이 아님을 보여줬다.  90년대 초반 학번을 부여받은 나에게 <스케치북>의 노래들은 내가 아직 <건축학 개론>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일깨운 것이다. 


이미지 출처 : http://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88426 


 기억은 재생하는 것은 분명 사물이지만 그 사물은 때로는 음악이나 노래로 혹은 음식이나 공간 심지어 특정한 브랜드로 모습을 달리한다. (나보다 한 살 어린 내 동생은 아직도 청바지는 리바이스만 고집한다....) 결국 사물이란 기억과 감각을 되살리는 매개물이자 맥락을 제공하는 마술적 존재인 것이다.  


 90년대는 이념과 구호로 점철됐던 시기의 마지막 불꽃을 볼 수 있는 시기였으며 한 편으로는 이전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자본주의의 프레임이 구축되는 과도기였다. 거대 이념에서 벗어나면서 개인은 중요해졌고 그로 인해 음악은 개인의 내면을 노래할 수 밖에 없었다. <스케치북>에서 유희열이 말한 것처럼 90년대는 싱어송라이터의 전성 시대였다면 그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개인이 중요해진 시대였기 때문이리라. 


  윤종신의 <너의 결혼식>이나 <오래전 그날>을 들으며 결혼하기에는 '아직도 너무 어린' 이들이 얼마나 많은 감정을 이입했던가.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그 노래가 일상에서 부딪치는 개인의 심정과 감성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윤종신이 괜히 '일상적 가사'의 대가가 아닌 것이다. 그가 그런 능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분명 타고난 재능 때문이겠지만 시대가 그것을 요구했고 그를 통해 더욱 단련된 것은 아니었을까.                                           



                    


 
  얼마 전 한 학생에게서 성신여대 앞 '스파비'가 없어졌다는 말을 들었다
. 마음 한 켠이 '덜컹'했다면 거짓말이고, 잠시, 쓸쓸해졌던 것은 사실이다. 힘이  들거나 문득 무엇이 그리워질 때면 그 곳에 가서 혼자 차를 마시며 책을 읽던 것은, 지금 생각해보면 바로 그 공간이 내게 특별한 기억들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었다.  이제 나에게 또 하나의 '사물'이 사라진 것이다.



                                사진 출처 h-tp://blog.naver.com/jms622?Redirect=Log&logNo=100122960661 

 
하지만 오늘 새벽의 <스케치북> 그리고 영화 <건축학 개론>은 그 사물들이 얼마나 큰 힘을 지니고 있는지 그리고 잊어버리고 있었지만 늘 우리 곁에 자리잡고 있었음을 내게 새롭게 인식하게 한 또 하나의 '사물'이었다. 
이글루스 가든 - 제대로 된 글 쓰기.

덧글

  • 사라진J 2012/04/13 22:18 #

    음..쿠바에 어찌 보내드리지...고민했던 1분 흠...
  • 사라진J 2012/04/13 22:19 #

    건축학개론을 서울올라오는 KTX에서..보았지요..
    오랜만에..이노래를 들으면서..엉뚱한 생각 고민중..

    '내가 교복을 벗고 처음 만난 사람이 누구였지.."
  • 연대찌질이 2013/02/10 12:51 #

    교수님 안녕하세요. 저 10년 2학기 때 글쓰기 수업 들었던 철학과 10학번 학생입니다.

    아주 오랜만에 교수님 블로그에 들려서 짧게 글 남기고 갑니다. 잘 지내시는 지 궁금합니다.
  • 자파자파 2013/02/22 11:06 # 삭제

    교수님 안녕하세요. 저도 ... 10년 2학기에 글쓰기 수업들었던 행정학과 학생입니다.
    군대제대하고 일년을 되돌아보니 교수님밖에 기억이 나지않아서...
    건강하신지 어디서 강의하시는지... 궁금해서 댓글남깁니다.
  • 이글이글이글루 2014/11/25 00:32 #

    정말 감동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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