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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성의 의리와 다른 의리 사이의 거리 구보, 세상을 읽다

  원래 그 사람의 이름은 허석이었다. 꽤 오래 전에 이름을 바꿨던 걸로 기억한다. '의리'의 대명사, 김보성 말이다. (20년 정도 된 일인데도 TV에서 그 사람을 볼 때 마다 난 예전 이름이 떠오르곤 한다)  요즘 유튜브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동영상 중의 하나는 그가  주인공인 '식혜'광고란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김보성에 대해 깨알같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적은 한 TV 칼럼리스트의 칼럼에서였다. 'TV 칼럼리스트가 되려면 연예인 내부 사정까지 속속들이 알아야 하는구나'라는 사실에 감탄하면서 말이다. 김보성의 '의리'에 대한 그럴듯한 분석과 함께 항상 불안이 내재된 현대인들에게 '의리'라는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전근대적 가치가 일종의 위로를 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글의 요지였다.


  그 칼럼에서 촉발된 것이기는 하지만 내 생각의 방향은 조금 다르다. 먼저 나의 흥미를 자극한 것은 '왜 지금 의리인가'하는 일종의 타이밍에 관련된 부분이다. 그 칼럼리스트가 말한 것처럼 김보성이 의리를 외치기 시작한 것은 이미 십수 년 전부터이다. 그런데 왜 갑자기 지금 그의 '의리'가 새삼 부각되는가 말이다. 세월호 합동분향소에서 대출까지 받아 성금을 내는 김보성의 모습이 클로즈업되고 무한도전 차세대 리더를 뽑는 선거 유세장에 갑자기 나타나 찬조 연설을 하기도 하고 게다가 '의리로 먹는' 식혜 광고에 등장하는 시점이 공교롭게도 겹친다. 게다가 요즘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는 다른 남자 배우와 같이 화장품 광고도 찍었다고 한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이 거의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 과연 우연일까. 

 


 그간 '김보성의 의리'는 사실 일회적 예능 콘텐츠로서 소비되었던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최근 한밤의 TV연예에 비친 그의 모습 역시 그러하다) 세상의 모든 일을 '의리'라는 하나의 단어로 모조리 수렴시키는 김보성의 발화 방식은 그 자체로 논리성을 소거해버린다. 논리성이 소거된, 즉 밑도 끝도 없는 발화방식은 예능에서만 통할 수 있는 것이다. '의리'를 열변하는 그의 모습은 늘 진지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의 '의리'를 '항상' 예능적 관점에서만 '즐긴다'.(사실 웃음의 강도는 둘 사이의 낙차가 클수록 더 커진다) 논리가 소거되고 감각만 남은 어휘가 된 '의리'는 무협이나 홍콩느와르에서 말하는 '강호의 도'와 비슷한 말로 기의는 없고 기표만 남는다. 기표만 남은 단어는 무엇과도 접합될 수 있다. 때때로 '의리'라는 단어는 쉽게 복고적 분위기와 접합되어 키치적 감성을 띠기도 한다.(김보성의 식혜 광고를 보라

 복고적 분위기와 쉽게 접합될 수 있는 이유는 '의리'가 전근대적인 느낌을 지닌 개념이기 때문이다. 사람 사이의 '정'과 '인간적 도리'를 바탕으로 하는 '의리'는 흔히 합리적인 영역의 반대편에 놓여 있는 것으로 인식된다. 우리 사회에서 '정'과 '인간적 도리'는 일반적으로 '합리적인 '계약'을 기반으로 하는 근대적 관계와는 거리가 있다고 여긴다. 그렇기에 앞의 칼럼리스트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근대적 합리성에 지친 우리사회가 인간적인 '의리'에 공감을 하게 되었다는 해석을 내세운다. 얼핏 들으면 그럴듯해 보인다. 

 그러면 난 이렇게 묻고 싶다. 그간 우리사회가 '과연' 합리적이었는가. 또 우리사회의 근간이 과연 엄격한 '계약'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말이다. 그렇다면 세월호와 같은 눈으로 보고도 믿기 어려운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가. 작금처럼 언론 보도의 불공정 시비가 끊이지 않을 수 있는가. 우리가 그간 '합리적인 계약'이라고 생각해왔던 것들의 대부분은 사실 합리적인 것이 아니라 '이기적'인 것은 아니었을까. 정글같은 경쟁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우리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는 '이기적인' 태도를 '근대적 합리성'으로 치환하여 스스로를 기반했던 것은 아니었는가 말이다. 나의 이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불법이 횡행하고 자신의 불법을 은폐하거나 유지하기 위해 타인의 불법에 대해서도 관대해진다. 그간 우리사회에서 '의리'는 이런 구조를 보다 견고하게 만드는데 일조했던 것은 아닐까.   

 '의리'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니 칼럼리스트의 말대로 3개의 의미가 있다. '의리는 사랑과 연결된다'는 김보성의 의리는 첫 번째와 두번째 의미인 '사람으로서/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일 것이다. 그러나 그간 우리가 소위 '의리'라고 여겨왔던 것은 세 번째 의미인 '남남끼리 혈족의 관계를 맺는 일'에 가깝지 않았나 싶다. '혈족'은 아니더라도 '혈족과 같은'사이로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하고 이를 통해 생존력을 높이는 그런 '의리'말이다. 

 
합리성에 기반한 계약은 기본적으로 '상호 이익'을 전제한다. 그렇지 않으면 쌍방의 의사에 의해 이루어지는 '계약은 성립될 수 없 다. 또한 계약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그 과정의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계약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던가.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그동안 근대적 합리성이라고 믿었던 것은 사실 가장 전근대적인 인습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리고 '좋은게 좋은' 그리고 '인간적인' '의리'는 이러한 인습들이 기생하도록 만든 숙주였던 것이다. 아닌 말로 음료가 맛있어야 먹는 것이지 '의리'로 먹을 수는 없다. '의리'에 의한 구매는 오래가지 못한다. 

 



지금이야말로 오히려 근대적 합리성에 바탕을 둔 계약 관계를 우리 사회의 근간으로 삼아야 할 때라고 본다. 일각에서는 이런 관계가 비인간적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런 계약이 '비인간적'인가 아니면 모호한 '의리'를 지키다 수많은 희생을 불러일으킨 이번 참사가 비인간적인가.
     



덧붙임 :    기표만 남아 쉽게 상업화되는 '모호한' 의리에 현혹되어서는 안된다. 사실 우리는 그간 '의리'의 본 의미를 잊은 채 너무나 많이 가짜 '의리'를 지켜온 것은 아닐까. '의리'가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사람이 도리를 지키는 것은 결국 순리를 따르는 것이다. 순리를 따른다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내가 하는 행동이 한 사회가 인정하는 상식적이고 도덕적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다.   
  
      
 
        

덧글

  • 이라뇽 2014/05/19 14:37 #

    으리가 본격적으로 유명해지면서 패러디가 급증하기 시작한게 김보성의 이니스프리 광고 부터로 알고 있습니다. 잘 안 어울릴 수 있는 김보성과 화장품 광고의 조합을 보고 네티즌들이 김보성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그의 키워드인 '의리'를 이용해서 패러디를 한 것이죠. 그 뒤로 여러 커뮤니티에서 으리관련 패러디 수가 많아지고 SNS를 통해 본격적으로 알려졌고, 팔도가 그 트렌드르 잘 읽은 결과 지금 비락 식혜 광고가 나온 것 같습니다.
  • 초코크림 2014/05/19 21:36 #

    그렇군요. 제가 공중파 TV를 거의 보지 않아서 그런 광고가 있었는지 몰랐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 초코크림 2014/05/31 07:40 #

    밑의 MMLP2님의 댓글을 한 번 읽어보세요.
  • 낮술먹은 북극여우 2014/05/27 20:19 #

    의리가 본래 어떤 의미를 지니던 간에 요즘 급속도로 유행을 끈 의리에는 의리가 없는 사회에 대한 비난과 조롱의 의미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래 의리가 쓰일 수 없는 모든 곳에 언어유희를 적용한 것을 보면 의리가 본래의 의미와는 사뭇 다른 의미로 쓰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의리를 으리로 변형해 '으리으리한 의리', 그냥 대놓고 '먹으리', '나드으리'등의 언어유희를 쓰는것을 보면 웃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언어유희 였을 지도 모르지만 최근 한국 사회에 일어난 비극적인 사고를 격으면서 사람들은 사회에 없는 의리를 찾고자 하는 마음에서 '의리'에 열광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초코크림 2014/05/31 07:31 #

    좋은 의견입니다. 김보성의 '의리'가 거친 남자(?)의 순진한 것이었다면 최근에는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매우 큽니다. 세상의 변화를 가장 빠르게 감지하는 것은 역시 자본입니다. 자본은 스스로를 확대재생산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끊임없이 옮겨가죠.
    언어유희적 '의리'가 많아진 것은 세월호 사건 이후가 아닌가요? 선후관계를 저와는 달리 인식하시네요.

    최근 의리 열풍은 의리를 찾고자 하는 마음인지 이를 이용해 스스로를 위로하려는 마음인지 아니면 제 3의 무엇인지는 아직 판단이 잘 안서네요
  • MMLP2 2014/05/31 12:15 #

    이라뇽 님의 말씀대로 이니스프리 광고에서 시작되었죠. 김보성이 뜨게 되어 무한도전에 출연하고 광고를 찍게 된 것은 sns를 통해 의리 패러디가 인기를 끌면서부터 입니다. 저는 의리가 이슈화 된 것은 의리라는 단어가 가지는 복고적 향기나 복잡한 의미 때문이 아니라 단순한 재미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인기를 끌다보니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광고도 찍게 된 거죠. 실제로 페이스북에는 김보성의 의리가 뜬 이유에 대한 게시물이 포스트 되었는데, 의리가 이슈화 된 이유로 '단순히 재밌어서'가 좋아요 7만개를 받기도 했습니다.
  • MMLP2 2014/05/31 12:15 #

    이후에 안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의리를 패러디하여 풍자가 이뤄진 것이죠. 사회가 의리를 원해서 의리가 이슈화 된 것이라기 보다는 안좋은 일이 발생하기 전에 운 좋게 의리라는 단어가 이슈화 된 거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 초코크림 2014/05/31 07:39 #

    MMLP2의 의견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니스프리 광고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의리 열풍이 일어나게 된 원인 중의 하나는 언어유희적인 측면이 있죠. 즉, 재미가 사람들의 흥미를 불러 일으킨 겁니다. 하지만 이것이 풍자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지를 조금 더 생각을 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만약 CF를 통해 의리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면 그것은 자본이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기 위한 전략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MMLP2님의 지적처럼 사회가 의리를 원해서 이슈가 되었기 보다는 우연히 의리라는 단어가 선택되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우리는 항상 어떤 현상에 대해 인과관계를 설정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우연히' 의리가 선택된 것에는 상업적인 전략과 사회적 분위기 등이 작용을 했을 겁니다. 그러나 그것이 대중들에게 '선택'되는 것은 말 그대로 우연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논리적으로 설명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김보성의 '의리'를 이용한 음료 CF가 이처럼 많은 인기를 불러 일으킬 것을 광고주도 예상치 못햇을 겁니다.

    제가 말하려는 것은 결코 한두 가지의 요인으로는 대중적 현상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 반지 2014/05/31 16:39 #

    저는 약간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대에는 엄청나게 많은 유행어들이 저희의 귓속에 속삭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대표적으로 대변하는 유행어만이 시대를 대변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사바사바'라는 단어는 해방직후 혼란 속에 법, 질서보다 뒷거래가 더 성행했기 때문에 나타났던 단어입니다. 즉, MMLP2님의 말처럼 의리라는 유행어가 안좋은 일이 발생하기 전에 나타난 것은 맞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이유가 단순히 재미라는 것에는 오류가 있습니다.

    (출처 : http://kin.naver.com/open100/detail.nhn?d1id=11&dirId=111001&docId=172574&qb=7Jyg7ZaJ7Ja07JmAIO2YhOuMgOyCrA==&enc=utf8&section=kin&rank=1&search_sort=0&spq=0&pid=RGEZ/dpySDlssvR%2B4d0sssssstR-376874&sid=U4mE8wpyVl0AAG5qDJ4)
  • 여리여리한 얼음집 2014/05/31 21:46 #

    저는 MMLP2님과 낮술먹은 북극여우님들의 의견에 모두 동의합니다. 일단 의리라는 단어가 참사 이전에 유행한 것은 사실입니다. 유행원인은 화장품에 어울리지 않는 김보성의 이미지와 '의리'라는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의리'라는 단어가 급속히 확장되었어고 '의리'의 언허유의적 특성 덕분에 유행을 이끌었습니다.

    그 후 우연히 안 좋은 일이 일어나서 '의리'는 두번째로 유행을 이끌었죠. 그 이유는 낮술먹은 북극여우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참사가 일어난 의리없는 사화에서 김보성과같은 '의리'를 찾기위한 대중들의 무의식이 움직였을 겁니다. 또한 자본의 힘도 막강하겠죠. '의리'가 유행을 이끄는 것을 보고 수많은 광고주들이 '의리'라는 단어를 사용했고, 사람들 또한 언어유희적 특성을 이용해서 여러가지에 적용하기 때문에 이제는 어디를 가도 하루에 한번 쯤은 '의리'라는 단어를 볼수 있습니다.

    언어유희적 특성과, 의리를 찾으려는 대중들, 자본의 힘으로 '의리'는 수면위로 떠오를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남자가 비처럼 내려와 2014/05/31 13:42 #

    제가 알기론 김보성씨는 시각장애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TV 예능프로에 나오실 때마다 선그라스를 끼고 계시죠. 어떤 프로에서 직접 들었는데 곤경에 처한 사람을 구하려다가 한쪽 눈이 실명했다고 하더군요. 항상 패기넘치고 발랄한 모습만 보여주기 때문에 멋으로 선글라스를 끼는 줄 알았는데 이런 다른 면이 있습니다. 또한 타이밍 역시 세월호 사고로 고생하고 계실 유가족 분들을 위해서 일전에 주식에 잘못 투자해서 빚이 있는 상황인데도 기부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의리를 지키는 모범적인 행동을 보이기 위해 대출을 받아 천만원을 기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10여년 동안 "의리!의리!"라고 외치던 김보성씨가 빛을 발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김보성씨의 의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SNS뿐만 아니라 CF까지 또 예능까지 섭렵하는 등의 핫이슈가 된 것 같습니다.
  • 용감무쌍한 펭귄 2014/05/31 23:41 #

    저는 남자가 비처럼 내려와 님의 '많은 사람들이 김보성씨의 의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는 의견에 대해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요즘 김보성씨의 '의리'라는 단어가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을 타게 되면서 '의리'와 발음이 비슷한 '으리'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사람들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TV광고부터 시작하여 많은 예능프로그램에서 자막으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자막이나 광고의 내용을 살펴보면 김보성씨가 외치던 '의리'의 본래와는 전혀 상관이 없고 단지 발음이 비슷하여 쓰고 웃음을 위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끔은 그 도를 넘어서 남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입니다. 즉, 현재 사용되고 있는 '의리'는 그 본래의 의미와는 전혀 상관없고 딱히 별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의리'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기 보다는 단지 그것이 재밌어서 TV에 많이 나오니까 사용한다고 생각합니다.
  • 남자가 비처럼 내려와 2014/06/02 01:06 #

    의견 잘 확인하였습니다. '으리'라고 변형되어 언어유희를 즐긴다는 점 동의합니다. 하지만 비락식혜나 이니스프리, G9의 CF들을 보면 그 기업의 이미지를 '의리'라는 것에 중점을 맞추어 우리 기업은 의리를 갖춘 회사라 다른 타 기업과 다르다라는 이미지와 함께 재미있는 광고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 눈 속 하얀토끼 2014/06/01 01:18 #

    김보성씨가 오래 전부터 의리를 이야기해 왔는데도 지금 주목을 받게 된 건 광고의 힘이 큰 것 같습니다. 요즘 일어나는 일들 때문에 의리라는 단어가 더 주목받는 것 같고 의미가 부여되는 것 같지만 제 생각에는 위에 용감무쌍한 펭귄님의 이야기처럼 광고를 사람들이 재미있어 하기 때문에 주목받은 것 같습니다. '의리'가 '으리'가 되어 여기저기 아무 곳에나 붙고 있는데 이는 사람들이 의미를 생각해서 사용한다고 보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 귀여운 바다표범 2014/06/04 13:29 #

    요즘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면모는 '착각(혹은 감정이입)'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착각이라 하는 것은 그저 보는 것 만으로 자신이 마치 그 특성을 지니고 있는 듯 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현대 사회에 들어와서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이로 인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이라는 것이 메말라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리'라는 단어가 광고와 예능 등 다양한 방송 매체에 등장하여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현상은 사람들에게 잊혀진 '정'에 대한 그들의 추억 혹은 그리움으로 읽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리'라는 인간의 정에 관한 단어를 사람들이 좋아하면서 마치 옛날의 감성으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을 즐기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의리를 아무런 논리나 이성적인 판단 없이 인스턴트적이고 감각적인 유희거리로 여기는 현 상황은 사람들이 '정'에 대해 그리워하는 척일 뿐 실질적인 그리움이 아닙니다. 그저'의리'를 가볍게 생각하는 특성을 보여주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게임 속의 영웅 캐릭터를 보면서 자신이 영웅이 된 것 처럼 느끼지만, 실상은 모니터 앞에 앉아있는 게이머일 뿐인 것과 같습니다.
  • 블링블링한 얼음요새 2014/06/04 22:41 #

    초코크림님의 의견 잘 읽었습니다. 글을 읽는 중간 중간 '그런것 같다'라고 동조하는 것 외에는 다른 생각이 들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끝까지 읽고 난 후에는, 한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오히려 근대적 합리성에 바탕을 둔 계약 관계를 우리 사회의 근간으로 삼아야 할 때라고 본다. 일각에서는 이런 관계가 비인간적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런 계약이 '비인간적'인가 아니면 모호한 '의리'를 지키다 수많은 희생을 불러일으킨 이번 참사가 비인간적인가.'라고 하셨는데, 이 말에 어느 정도 동감합니다. 하지만, 합리성에 바탕을 둔 계약관계를 근간으로 삼는다고 하더라도 이번 세월호같은 사건을 막을 수 있었을지 궁금합니다. 오히려 계약관계에서는 '나는 계약서에 이것만 하면 된다고 했으니까'라는 심리가 작용하여 더욱 비인간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즉, 계약서에 서명한 내용에 대해서만 행동을 취하고 나머지에 대해선 오히려 책임회피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초코크림님이 말씀하신 '의리'의 3번째 의미가 사회에 통용된다면, 이 또한 이런 사태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 생각합니다. 대신 '의리' 의 의미를 1번째나 2번째 의미로 확대시켜 퍼뜨린다면 이것이 진정으로 사회가 건전하고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최근 사람들이 김보성이 말하는 '의리'를 1번째 혹은 2번째의 의미로 받아들이기 시작해서 지금과 같은 김보성의 전성기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이제서라도 많은 대중이 '의리'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실천하려고 하는 것 같아서 저는 오히려 마음이 놓이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저는 '김보성이 불러 일으킨 이 변화의 바람'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거라고 믿습니다.
  • 빠빠라도스 2014/06/06 11:22 #

    초코드림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다른 분들이 저와 비슷한 의견을 가지고 있으신 것 같아 저는 김보성의 이니스프리 광고의 또 다른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김보성이 외치는 의리는 원래 남자의 의리였습니다. 김보성은 본래 `남자는 의리지`라는 문구를 통해 고전적인 터프하고 멋있는 남성의 상징이었습니다. 이러한 김보성이 원래 여자들이나 이용하는 것이라고 생각되던 화장품 광고에 소위 말하는 `꽃미남` 이민호와 같이 등장하면서 이 둘 사이의 괴리가 이니스프리 광고가 더욱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근데 단순히 이러한 괴리감에서 오는 재미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이 것이 우리나라 남성상의 변화를 상징할 수도 있다는데에 더욱 큰 의미가 있습니다. 옛날에는 권위적이고 터프한 모습의 남성이 스탠다드한 남성의 모습이었다면 최근에는 섬세하고 자신의 외모를 가꿀 줄 아는 남성들, 일명 그루밍족의 남성들이 인기를 끌면서 우리나라 남성들의 기준이 바뀌어가고 있는 모습을 터프한 남성의 상징 김보성마저 화장품광고에 등장하는 것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물론 이니스프리 광고가 이렇게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최근 김보성의 `의리`가 여러 곳에서 패러디되며 이니스프리라는 회사의 명칭이 `이니스프으리`로 발음되어 재미를 끌게 된 것이다. 하지만 전통적인 터프한 남성의 상징 김보성이 화장품 광고에 등장함으로써 어쩌면 이것이 단순한 재미를 넘어 우리나라 남성들의 변화 양상을 보여 준다고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 쿠쿠 2014/06/11 14:19 #

    저도 며칠전에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 김보성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왔던 적이 있습니다. '이 사람이 언제부터 이렇게 유명했던거지?'라는 식의 이야기였죠. 요즘 거리를 돌아다니거나 Tv를 보면 김보성의 의리를 다룬 광고들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순식간에 급부상한 연예인이기 때문에 그에대해 의심을 가질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껏 그런식으로 반짝스타로 떠올랐던 연예인들은 많았기 때문에 이런 타이밍적인 부분에 의심을 갖는것은 음모론적인 생각이 아닌가 합니다. '의리'의 의미가 변질되었다는 의견에는 동감합니다.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 장난처럼 쓰이고 있는 의리라는 표현은 하나의 개그코드일뿐 그 말에 의미는 담겨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말을 사용함으로써 개인주의적 사회에서 사라져가는 '의리'를 한 번 더 상기시켜보는 기회가 되었다는 생각도 한편으로는 듭니다.
  • 채플결석계 2014/12/09 17:26 #

    글 잘 읽었습니다. 요즘 이슈화되고 있는 김보성의 '의리'로부터 이러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우선 글에서 주장하신 것처럼 근대적 합리성에 바탕을 둔 계약 관계를 우리 사회의 근간으로 삼아야한다는 점에 동의합니다. 비록 이러한 계약 관계가 비인간적이며 냉혹할 수 있음에도 사회가 올바르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계약설의 주장처럼 확고한 계약이 없다면 그 누구도 사회에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으며 이는 분명 사회적으로 보았을 때 큰 손실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더불어 의리가 변질되어 이익집단 간의 공모를 도모하는 수단이 되는 것을 옳지 못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의리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리가 순수하게 순기능을 발휘한다면 계약 관계의 단점인 냉엄함과 차가움, 비인간적인 면모를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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